EVERYTHING EVERYWHERE ALL AT ONCE (2022)
<스포주의>
- 평점
- 6.9 (2022.10.12 개봉)
- 감독
- 다니엘 콴, 다니엘 쉐이너트
- 출연
- 양자경, 스테파니 수, 키 호이 콴, 제이미 리 커티스, 제임스 홍, 탤리 메델, 제니 슬레이트, 해리 슘 주니어, 랜디 뉴먼, 비프 위프, 수니타 마니, 아론 라자르
오스카를 휩쓴 에브리띵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를 봤다. 웨이브에 올라와있어서 웨이브로 봤고 제목이나 예고편을 보고는 완전히 공상과학 같은 부류의 이야기인 줄 알았는데 그것보다는 한 사람의 인생사에 가까운 이야기였던 거 같다. 어떻게 보면 약간 말도 안 되는 공상과학이라는 점에서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를 떠올리게 하는 부분도 있었다.
줄거리는 설명하기 어려운 게,, 멀티버스에 대한 이야기이다보니 각 세계가 엄청 꼬여들어가기도 하고 나도 정확하게 이해가 되진 않았기 때문.
줄거리
사랑하는 남자와 함께하기 위해 가출한 후 같이 미국으로 온 에블린.
남편과 함께 세탁소를 운영하며 겨우 자리를 잡고 딸도 낳아 길러 성인이 되었다. 후에 거동이 불편해진 아버지도 미국으로 모셔왔다.
하지만 까다로운 세무청 조사관에 걸려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상황.
서투른 영어 때문에 안그래도 힘든데 레즈비언 딸인 조이는 엄마가 자신을 사사건건 못마땅해 한다는 사실에 괴로워하다 원래 세무 조사에 같이 가기로 했음에도 같이 가주지 않는다.
그런데 세무 조사를 하러 가서 이상한 일이 벌어지기 시작한다. 갑자기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다가 남편인 웨이먼드가 다른 세계의 웨이먼드로 바뀌면서 에블린에게 이어폰 같은 걸 주며 간단한 지시 사항을 알려준다.
그 이어폰을 낀 채로 지시사항대로 이행하자 에블린의 정신이 분열되고 육체는 세무 조사하는 데에 있지만 정신은 다른 멀티버스의 세계로 넘어간다.
알파 세계의 웨이먼드. 지금 조부 투파키라는 악당이 멀티버스를 뛰어넘으며 세계를 소멸시키려 하니 에블린이 그걸 막아야 한다고 한다.
에블린은 당연히 어이없어하고 에블린이 이 일을 해야한다면 굳이 자신이 아니라 다른 세계의 에블린이 하면 되지 않겠느냐고 하지만 알파 웨이먼드는 멀티버스의 수많은 갈래길에서 계속 최악의 선택을 했던 에블린인 네가 해야 한다고 한다.
받아들이기 어려운 현실에 에블린은 부정하지만 곧 세무 조사관의 외형을 한 악당의 수하가 등장하고 다른 세계의 웨이먼드가 당하는 모습을 보며 멀티버스 이야기가 진실임을 깨닫게 된다.
원래의 세계로 다시 돌아온 에블린.
혼란스러운 에블린은 눈 앞의 세무조사관을 때려버린다. 그러자 소란이 일면서 경비원들이 들이닥친다.
다시 다른 세계의 웨이먼드가 나타나 사태를 수습하려 하지만 조부 투바키가 이들이 접선했음을 알게 되면서 일은 점점 폭력적인 사태로 악화된다.
그리고 드디어 조부 투바키와 마주하게 된 에블린.
조부 투파키는 바로 자신의 딸 조이였던 것.
알파 세계의 에블린이 조이를 통해 멀티버스를 극한으로 이용해보려다가 조이가 분열되면서 멀티버스를 뛰어넘는 능력이 생기고 강해지고 또 이상해졌다. 그래서 알파 세계의 에블린은 이미 죽었고 조부 투바키는 모든 것을 소멸시키려 한다.
이 멀티버스에서는 개체 자체가 멀티버스를 이동할 수는 없고 대신 특이한 행동(정말 맥락없는 특이한 행동, 예를 들면 사랑한다고 고백하기 등)을 하면 다른 멀티버스에 있는 나 자신의 역량을 이용할 수는 있다. 그래서 에블린은 조부 투바키 혹은 다른 적들과 싸우면서 다른 멀티버스에 있는 자신의 능력을 이용한다.
그 중 하나는 웨이먼드를 따라가지 않고 홍콩에 남아 무술을 연마해서 유명한 배우가 된 삶이 있고
식당 앞에서 간판을 돌리면서 호객행위를 하는 삶도 있고
고급 철판 식당에서 철판 요리를 하는 요리사의 삶도 있다.
이렇게 진화 단계부터 다른 방향으로 나아가 손가락이 소세지인 인류가 된 삶도 있고.
조부 투바키와 마주하게 된 에블린은 조부 투바키가 추구하는 소멸을 맛본다. 그 소멸에는 조이가 가지는 외로움과 허무함, 공허함이 있었다. 이를 마주한 에블린은 본인도 이에 동조하며 자신의 삶에도 회의를 느끼기 시작한다. 그러면서 멀티버스의 다른 에블린들도 무기력한 감정에 휩싸인다.
그리고 등장한 조부 투바키를 죽이려는 세력. 그 세력엔 알파 세계에서 온 에블린의 아버지도 있다.
그러자 에블린은 정신을 차린다. 조부 투바키는 조이, 조이는 에블린의 딸이다. 자신의 딸을 죽게 할 수는 없다는 생각에 에블린은 이제 조부 투바키를 제거하려는 세력과 싸운다. 이때 싸우는 방식은 사람을 죽이는 폭력적인 방식이 아니라 자신의 착한 남편 웨이먼드의 방식이었다. 웨이먼드는 아무 이유없이 그냥 귀여워서 이곳저곳에 인형 눈을 붙여주는, 능력은 없지만 마음은 따뜻한 남자다. 에블린은 이 방식으로 사람들과 싸운다.
하지만 조부 투바키의 우울과 공허함은 쉽게 끝나지 않고 조이는 자신 혼자라도 소멸의 세계에 진입하고자 한다.
에블린의 딸에 대한 사랑에 알파 아버지의 마음도 움직여 둘이 협력해서 조이를 구하려 한다. 그러나 조이는 쉽게 회복하지 못하고 이를 본 에블린은 딸을 붙잡는 대신 놓아주며 자신의 진심을 허심탄회하게 고백한다.
삶이 비록 어렵고 힘들고 또 우리가 행복한 시간은 찰나이더라도 그 찰나가 나에겐 소중하다고 고백하는 에블린. 에블린은 그 찰나를 계속 붙잡고 싶다고 말한다. 그러자 조이는 엄마의 진심어린 마음을 이해하고 다시 엄마에게 돌아온다.
모든 유니버스의 에블린은 위안을 찾는다.
너무 정신없긴 한데 그래서 정리하자면 에블린이 멀티버스 세계관에서 세계를 소멸시키려는 악당이랑 싸우려고 봤더니 그 애가 내 딸이었고 그 애를 악당으로 만든 게 자신이었고 그래서 항상 지녔던 사랑을 진심으로 고백했더니 다시 세계가 안정이 되었다는 이야기인 것 같다.
결국 멀티버스나 이런 가상의 이야기들은 어떻게 보면 되게 내면적인 이야기인 것 같고 가장 현실적으로는 아시아 엄마와 딸의 관계 속에서 엄마가 사회 생활도 하고 부모 봉양도 하고 딸도 챙겨야 하는 사람으로서 느끼는 중압감과 그 압력에 자꾸 밀려나 외로웠던 딸이 서로를 이해하고 사랑한다고 서로 표현하는 과정이었다.
에블린의 모습이 너무 저 나잇대의 아시안 엄마의 모습이라 조금 울컥하는 부분이 있었다. 부모한테 도움 받은 거 전혀 없이 남편 하나 믿고 타향까지 왔지만 남편은 사람은 좋은데 너무 무르고 야무지지 못하고 일도 잘 못하는 성격이라 아내가 돈 버는 일에도 가장으로서 책임감을 느끼며 적극적으로 해내야 하는 위치고 거기에 집안일에 대해서도 본인이 주책임자고 딸도 본인이 키워야 하는 입장이었다. 그 모든 부담들에 짓눌리고 있는 모습이 초반에 나오는데 보는 나조차도 너무나 지쳤다.
그리고 그런 엄마 밑에서 가장 사랑하는 가족에게 자신의 감정조차 온전히 나눌 수 없어 힘들어하고 또 부모의 기대만큼 해내지 못하는 자신에게 위축되는 조이도 안타깝다.
웨이먼드는 속 답답하게 하는 부분도 있지만 그래도 따뜻한 사람이고 아내를 사랑하고 옆에 있어주는 캐릭터였던 듯.
같이 떠나지 않았던 세계의 웨이먼드. 에블린이 웨이먼드 대신 가족을 택하고 웨이먼드는 혼자 미국으로 떠난 후 성공한다.
이 세계에서도 둘이 다시 잘 됨. 다시 서로 사랑하게 된다. 가장 화려한 세계라 볼 때 재미있었던 부분이다.
사랑을 하지 않고 직장 동료와 함께 같이 힘내서 살아가는 세계도 있고
세무 조사관이랑 사랑에 빠지는 세계도 있다.
한 여성의 다양한 삶을 보여주는 것도 좋은 부분이었다. 우리가 살아갈 수 있는 방향은 다양하고 그 중에서 우리가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이니까.
현실적이거나 논리적이지 않은 흐름과 굉장히 화려한 연출이 호불호가 갈릴 수 있을 것 같다. 초반부에는 나도 좀 보기 힘들다고 생각했다. 거기다 언어가 영어와 중국어가 번갈아가면서 나와서 엄청 혼란했다.
그리고 뭔가 코드가 안 맞는 장면들도 있다. 동물을 거칠게 다룬다거나 성적인 부분이라고 해야하나.. 아무튼 뭔가 생명 경시에 가까울 정도로 거침없는 부분도 있어서 한국이나 서양의 문화와는 동떨어진 듯한 부분도 있긴 한데
그래도 너무 의미있다. 상을 많이 받고 혹은 가족의 이야기라서라기 보다는(물론 그 부분도 다 의미있지만) 여성의 이야기로서 엄마의 이야기로서 그리고 엄마와 딸의 이야기로서, 그들의 이야기가 메인인 sf 판타지가 나왔다는 게, 그것도 꽤 잘 구현된 영화라는 게 좋았다.
그리고 가장 좋았던 건 그런 엄마와 딸이 화해하는 모습이, 아시안 엄마의 미국식 럽유어셀프를 못하는 것을 비난하는 방식이 아니라 그런 엄마의 모습도 다 딸을 사랑하는 것이라는 걸 엄마도 딸도 관객도 이해할 수 있게 풀어낸 방식이었던 거 같다.
담고 있는 현실의 이야기가 너무 좋은 영화였다. 많은 엄마와 딸들이 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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