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주의>
- 시간
- - 00:00 (2011-12-06~)
- 출연
- 손려, 천지엔빈, 채소분, 장흔, 이동학, 유설화, 유영, 열의찰, 당예흔, 이천주, 심보평
- 채널
- 중국 BTV
주말 내내 후궁견환전 봤다. 웨이브에서 봤음. 회당 40분 정도고 76회까지 있다. 예전에 한 번 봤던 내용이고 웨이브는 2배속까지 가능이라 2배속으로 봤다.
줄거리는 대충 순수했던 한 소녀가 자금성에 들어가서 독해지는 이야기다.
사랑을 믿고 우정을 믿었던 소녀가
사람들한테 데이고 데이다가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강해지다못해
자신을 이렇게 만든 사람들에게 복수하기로 마음먹고
결국 최고의 자리에 오르는 이야기.
다시보니까 더 재미있었을 정도로 잘 만든 드라마고 실제로 우리나라에서도 아마 가장 유명한 중국드라마가 아닐까 싶은데, 정말 한 사람의 인생을 통해서 인간의 여러 희노애락을 다 보여주는 거 같다. 그리고 다시 보니까 처음봤을 때보다 조금 더 잘 보이는 것들이 확실히 있었던 듯. 솔직히 황제에게 '복수'했다는 부분을 처음 볼 때는 잘 몰랐는데 이제 보니까 정말 제대로 먹인거구나 싶어서 좋았다.
후궁들의 이야기이다 보니 여러 여인들이 나온다. 그 중에서 화비냥냥으로 유명한 화비마마 연세란. 무신 집안으로 혁혁한 공을 세워 집안 자체도 기세가 등등하고 본인도 견환이 들어오기 전까진 뛰어난 미모로 가장 총애받는 여인이었다가 견환 이후에 총애를 잃어가면서 나쁜 일도 서스럼없이 해내며 타락해간다.
42화까지 출연하는 초반부 메인 빌런인데 다시보니 뭔가 나오는 내내 기세가 수그러드는 게 보여서 안타까웠다. 처음이 기세의 정점이었음. 정말 강하고 거침없다가 황제의 사랑을 잃어가고 입지가 좁아질수록 약해져서 뭔가 화비가 복수 당하는 게 통쾌하다기 보다는 씁쓸하기도 했던 듯.
아무래도 후궁들이 나오는 드라마다보니 다들 미모가 어마어마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너무너무 예쁘다고 생각했다. 심지어 키도 크고 몸매도 좋은 거 같음.
그리고 심지어 목소리도 좋다.
화비는 황제를 정말 사랑했다. 권력 때문에도 아니고 돈 때문에도 아니고 다른 무언가 때문이 아니라 정말 황제의 사랑이 필요해서 나쁜 일을 벌였던 사람이라 안타까웠음. 그래도 정말 정말 마지막에 황제가 준 환의향이 본인을 불임으로 만들기 위한 것임을 알았을 때 황제에 대해서 정 털린 거 같았다. 아주 마지막 순간에는 황제에 대한 사랑이나 애정을 털어내고 죽지 않았을까 싶다.
진짜 너무 예쁨.
안릉용(리비) 캐릭터 진짜 짠함. 처음에 봤을 때는 뭐 저렇게 음울하고 독한 애가 다 있지 하는 마음으로 봤던 거 같은데 다시 보니 애가 정말 인생 험하고 험난하다 싶다. 유일하게 믿고 의지할 수 있는 견환이나 심미장도 워낙 둘이 서로 돈독한 편이라 가까이 갈수록 거리감 느꼈을 것 같고 그러다보니 어느 순간부턴 완전히 황후 밑에 종속된 삶을 살고 있더라고. 그래서 그런지 리비가 마지막에 싸우는 거 피곤하다고 한 거랑 마지막으로 볼 하늘이라고 하면서 하늘 보는 장면이 진짜 사무친다.
후반부 메인 빌런인 황후. 황후도 진짜 사랑에 미친 사람. 내가 봤을 땐 황후는 가장 마지막에 죽어가는 순간에도 황제에 대해서 사랑이든 미련이든 뭐든 붙잡고 있었을 거 같음. 물론 황후 인생도 다시 보니 진짜 안타깝긴 했다. 황제가 황제가 되기 이전에 왕야였을 때부터 후궁같은 측복진으로 들어왔는데,이땐 아들 낳으면 본부인으로 올려주겠다 해놓고 언니인 순원황후한테 자리 뺏김. 심지어 언니는 아들 낳기도 전이었는데 바로 본부인 자리를 꿰찼다. 그러다가 아들을 겨우 낳았는데 아들이 열병 걸려서 죽었고 그날 언니가 회임했다며 황제는 좋아 죽으려고 했다고. 이쯤만 해도 안 미치고 배기겠나 싶음. 그래서 언니도, 조카도 죽여버린다.
가장 마지막에 모든 진실이 드러나고 황제랑 독대하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는데 언니를 죽이지 말 걸 그랬다며 언니가 살아있었다면 황제가 지금도 그때처럼 언니를 사랑했을까 묻는다. 황제의 총애는 순간이고 후궁은 넘쳐나기에 궁중 암투를 버텨냈던 그 모든 세월에 대한 환멸이 느껴지는 장면이었다.
그러고 보면 황제가 순원황후를 그때 당시에는 정말 사랑했는지 몰라도 만약 계속 살아서 황후였다면 그래도 순원황후를 계속 사랑했을지는 모르겠음. 물론 지금의 황후보다는 더 사랑했을 것 같기는 하지만 사람이 세월이 흐르면 주름도 묻고, 특히 황궁에서는 때가 묻는지라(황후도 황제도) 순원황후에 대한 감정도 매우 변하지 않았을까 싶다.
그리고 황후가 황제에게 다른 사람들이 너를 사랑했겠느냐며 사랑하는 사람이 다른 사람과 자는 걸 어떻게 보느냐고 묻는 것도 인상적이었음. 따지고 보면 맞는 말이다. 정말 사랑한다면 어떻게 그걸 참겠는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조귀인. 화비의 브레인이었던 캐릭터고 온의공주 엄마다. 근데 다시 보면서 놀랐던 게 조귀인을 죽인 게 황제랑 황태후였음. 그 동안 화비가 버인 일들에 대해서 화비는 그 정도의 계략은 생각해낼 사람은 아닌 거 알고 화비가 벌인 많은 나쁜짓들의 배후에 이 사람이 있으니 나쁜 사람이라며 없애버린다.
그런데 정말 다시 보니까 황제도 황태후도 너무 이기적이고 못되 쳐먹었다는 걸 느꼈다. 처음에 볼 때는 황태후에 대해서는 그렇게 나쁜 이미지가 아니었고 황제에 대해서도 좋은 이미지는 아니지만 극혐인거까진 아니었는데 다시 보니 철저하게 자기 이익을 위해서 움직이는 인간들이었던 거 같음. 거기에 권력마저 있으니 행동하는 것도 더 거침없다. 자기들이 잘못하고 자기들이 다른 사람을 죽이는 건 온당하고 후궁들이 본인 살려고 아둥바둥하는 건 나쁜 짓인가. 너네가 이따위로 행동하니까 자식들이 다 요절하지 싶었다.
녕귀인 캐릭터도 좋다. 부드러운 칼이 더 잘든다는 명언을 남긴다. 어떻게 보면 이 캐릭터도 사랑에 미친 캐릭터긴 한데 그래도 항상 주체적으로 거침없이 행동하는 캐릭터여서 좋았다.
유일한 힐링파트인 옥요와 신패륵. 옥요는 견환 동생으로 황제가 견환이랑 닮아서(예뻐서) 눈독들이다가 다들 극혐하니까 어쩔 수 없이 아우에게 준다. 아무튼 이 둘이 귀엽고 예쁘고, 특히 옥요는 진짜 예쁘고, 잘 어울리고 잘 놀아서 너무 보기에 좋았다.
완벽은 처음에도 싫고 중간에도 싫고 후반에도 싫은데 그 싫은 이유가 각각 다 다르다는 게 어이없고 기가 막히다. 처음에는 조귀인한테 견환 정보 넘겨서 견환을 위기 맞게 하더니(황제가 지가 스스로 처음에 견환한테 본인이 과군왕이라고 밝혀 놓고 견환한테 과군왕을 좋아했던 건지 자기를 좋아했던 건지 떠보는 거) 중간에는 사람들이 예쁘다 하고 견환도 배다른 동생이라 잘 챙겨주니까 진짜 예쁜 척하면서 황제 꼬시려고 하고 그리고 마지막에는 견환이랑 과군왕 사이 다 알면서 알랑대다가 결국 과군왕이랑 결혼하는 것까지 정말 하나하나 다 짜증남. 이따위로 행동할 거면 머리 돌아가는 소리라도 안 나게 하든가 행동이라도 좀 침착해야 하는데 무슨 생각하는지 수가 다 읽히고 행동하는 것도 너무 나댐.
견환과 과군왕과의 관계는 참 볼때마다 마음 아픔. 찰나의 어긋남이 매번 영원한 고통을 가져온다는 게 너무 끔찍하다. 처음부터 견환이 과군왕을 만나서 결혼했더라면, 아니면 적어도 감로사에서 둘이 도망치기만이라도 했더라면 등등의 생각을 안 할 수가 없음. 너무나 행복할 수 있었는데 바로 눈앞에서 그 행복을 자꾸 놓쳐서 너무 마음 아픔. 그래도 견환의 피곤했던 삶에서 마지막까지 붙잡고 있을 수 있었던 것은 그 사랑이지 않을까 싶음. 견환의 삶에서 가장 따뜻하고 가장 대단한 게 그 사랑이었던 거 같다.
그래서 이 이야기의 교훈은 나이대가 맞는 사람을 만나야한다는 것인 듯. 잘 보면 그나마 황제를 남편으로, 남자로 사랑했던 사람은 황제가 되기 이전이나 아니면 그나마 젊었을때부터 황제를 모셨던 사람들이니 말이다. '애정'도 중요하지만 그 애정이 깊어지려면 '시간'도 정말 중요한 거 같았다. 화비도 그렇고 황후도 그렇고 황제의 젊은 시절을 기억하는 다른 후궁들도 그렇고 그 사람들이 그나마 '인간'으로서의 황제에 애틋함이 있다. 반면 견환부터는 이미 본인 16살에 황제는 40대였다. 물론 견환이 처음에는 황제를 사랑하긴 했지만(이것도 과군왕이라 그래서 그랬던 거 같기도 하고) 그 시절에도 더 젊고 총명하고 능력있는 과군왕에게 계속 끌린다. 젊음이 가진 생기가 확실히 애정에는 중요하고 그 애정을 깊어지게 할 시간이 꼭 필요한 거 같음. 당연히 황제가 좀 젊었을 때 만난 사람들 이외에는 황제가 남자로 보이는 이는 없다고 봐도 무방한 듯. 그냥 황제, 권력, 돈 이런 것들이었던 거 같다.
황제의 발작버튼이 후궁의 바람이었는데, 왜냐하면 황태후인 자기 엄마가 자기 아빠가 황제인데도 바람폈었거든, 근데 황제가 과군왕과 견환의 사이를 의심하면서 마지막이 풀려나가는 게 정말 재미있다. 황제는 본인이 황제니까 모든 사람들이 자기에게 충성을 다해야 한다고 믿고 있지만 그러면서도 그렇지 않는다는 걸 너무 잘 아는 사람이라 그래도 나를 사랑하는 사람들만큼은, 그러니까 최소한 후궁들만큼은 자기에게 성심성의이길 바랬던 거 같은데 역시나 견환이나 심미장이나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너무 많았다. 개인적으론 여기 나온 것보다 더 많았을 듯. 그리고 다시 말하지만 그나마 황제를 사랑했던 사람은 본인이랑 같이 늙어온 사람들 중에나 그랬던 거지 벌써 20살 이상 차이나는 사람들, 아니 그 이전에 10살 이상 차이나는 사람들부터는 황제를 사랑하는 사람들 거의 없었을 거다. 그래서 마지막에 황제가 죽어갈 때 견환이 심미장의 아이가 황제의 아이가 아니라고 말해주면서 황제 엿먹이는 게 좋았고 무엇보다 가장 최고는 네가 자길 만질 때마다 역겨웠다고 하는 거. 마음 깊숙한 곳부터의 반역이라 통쾌했다. 온 세상이 황제 것이어도 싫은 건 싫은 거라는 걸 알려주고 그거에 충격받는 그저 하남자가 너무 우스웠음. 어떻게 보면 이 이야기의 가장 시원한 부분은 후궁암투의 끝에 잘못한 여인이 벌받는 게 아니라 그 실상이 드러나면서 황제가 고통받는 부분일지도.
근데 그렇다고 견환이 황제가 죽고 4황자가 새 황제가 된 후에는 편안해졌을까 하면 잘 모르겠음. 생각보다 4황자는 정말 머리가 비상하고 생각보다 더 암투에 달관해있는 캐릭터였었다. 3황자를 직접 날린 게 4황자라는 거 다시 보니 소름이고 나중에 황제 되고 나서 견환 떠보는 것도 장난 아니었다. 견환은 절대로 자기와 과군왕의 아들이 이런 암투에서 사는 걸 싫어하긴 하지만 4황자가 그걸 온전히 믿어줄지는 모르겠음. 황궁 생활은 여러모로 쉽지 않다.
오랜만에 다시본 거였는데 다시 봐도 여전히 재미있는 드라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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