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영상

영화 | 미드소마

이데 2020. 9. 1.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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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dsommar 2019


크리스티앙 남자 배우가 인터뷰 하는 거 잠깐 봤는데 찍기 진짜 힘들었나보더라 싶었다. 근데 힘들만 하다.


아무리 삶이 힘들어도 이렇게 눈빛이 돌아버린 사람 말은 들으면 안 된다는 교훈을 얻을 수 있는 영화다.

일반적이지 않은 반응을 보이는 건 그만큼 사고체계가 현실에 기반하지 않고 있다는 반증일 수 있다. 돌아버린 저 눈빛이 따뜻하다고 오해하는 순간 인생은 합리적인 이성과는 영원히 작별하는 것이다.



현대 사회에서 통용되는 백인의 이미지와는 전혀 다르게 원시적이고 비이성적이고 비합리적인 백인 사회가 나온다는 게 하나의 포인트였다. 기존의 비문명화된 사회가 있다면 백인 사회는 아닐 것이다라 편견을 환기하는 계기가 될 만한 영화.

역겹고 징그럽기도 하고 이해할 수 없는 행위들의 나열이 평화롭고 자연스러운 분위기 속에서 진행된다. 주인공들은 미국에서 석사를 하던 사람들인데 당연히 이런 환경에 익숙하지도 않고 당황스러워 한다. 영국에서 온 커플도 마찬가지로 당혹스러워한다.
그래서 그 간격에서 오는 긴장감이 있다. 몇몇 소수의 사람들, 외부에서 이 집단으로 갑작스럽게 합류하게 된 사람들, 특히 주인공이 느끼는 기괴함에 따른 불안한 감정이 있다. 그런데 주인공 주위의 인물들은 주인공의 감정에 굉장히 무감각하다. 자신 개인의 연구라든가 연애사업에 더 관심을 가진다. 그래서 주인공이 느끼는 소외감이 있고 이 소외가 오히려 주인공을 비정상적 집단의 광기로 안내하는 양상이 보인다. 누군가는 이걸 '힐링'이라고 표현하기도 하는 거 같다.


이상함을 감지하는 대니. 크리스티앙이랑 조쉬는 자기 연구에만 관심있어서 이 전체적인 이상한 분위기를 감지하지 못한다.

크리스티앙은 사실 이 목적을 위해 데려와진 것.

대니가 울자 같이 있는 모든 사람들이 함께 울어준다. 기존 사회에서는 대니가 진심으로 타인과 감정을 공유하지 못하다가 이렇게 과하게 감정동기화되는 상황을 만들어서 강한 대조를 일으키려 했던 거 같다. 근데 내가 느끼기엔 다 거짓부렁 같았음. 이 집단 자체가 깊이감이 없어서 진실로 타인을 이해할 머리도 없어보였음.

진짜 나는 얘가 너무 싫어요. 사이비의 끝판왕. 애초에 친구들을 다 제물로 바치려고 데려온 거였다. 나는 얘가 대니 가족들도 다 죽인 거 같다. 부모님이 침대에 정자세로 누워있는 것도 이상하고 여동생이 눈 뜨고 죽은 것도 이상함. 테이프도 그렇게 견고하게 감은 게 타살같이 느껴진다. 대니를 데려오려고 수 쓴 거 같다.


마지막에 대니가 어떻게 되었을지 모르겠다. 진실로 이 마을에 동화되어 살았을까. 아니면 이 축제가 끝나기 전에 죽었을까. 개인적으론 오래 못 살았을 거 같다.

생각할수록 공포스럽다기 보단 역겹고 기분나쁜 영화였음. 인간의 얕은 내면과 허접한 이성을 신랄하게 까는 건가 싶기도 하고.


그래서 이 마지막 웃음이 기분 나빴다. 더 높은 차원으로 올라간 게 아니라 한 단계 아래에 갇힌 기분이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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