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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BBCH홀. 공연장이 7, 8, 9층이라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거나 계단으로 가야한다. 엘리베이터가 4대이긴 한데(1대는 고장났었지만) 건물 자체가 지하 6층까지 있어서 그렇게 빨리 오진 않았다. 한참 기다려서 올라가야 했음. 화장실도 8층 밖에 안 가봤지만 협소했다.
3. 초연 때 보고 재연 때 처음으로 봤다. 의도치 않게 재연 총막이 유일한 재연 관람이 되어버려서 당황스럽긴 했다.
3-1. 사실 이 작품 초연 때도 보고 불호였다. 재연에도 기대 안 하고 갔는데 역시나 역시나 불호였다.
4. 뮤지컬 시라논데 시라노가 제일 싫음ㅋㅋㅋ 아니 진짜로ㅠ 너무.. 싫어어...
4-1. 제일 이해되고 마음이 가는 캐릭터는 크리스티앙이었다. 이게 사실 재밌는 게, 초연 볼 때는 크리스티앙이 진짜 존재감이 없었어서(나한테는) 배우도 기억이 안 난다. 심지어 초연 드기슈도 기억이 나는데 말이다. 여튼 근데 이번엔 크리스티앙만 보임. 애초에 크리스티앙이 록산한테 자기 모습 그대로 보여줘야 한다고 한다. 그리고 그게 맞다. 근데 대체 시라노는 왜 자기가 기어코 글을 써주겠다고 해가지고는. 물론 록산 기대를 저버리고 싶지 않았던 마음이야 있었겠지. 근데 아무리 그래도 너무 크리스티앙 이용해서 자기 마음 전달한 거 아님? 아니라고 말할 수 있냐? 보는데 뭔가 내 안의 하이드가 깨어나는 기분이었다. (위선자 위선자 위선자!!!)
5. 이 작품은 비극이다. 모든 인물이 가 닿는 곳이 비극이다. 근데 그럼에도 희극적인 부분들이 있다. 1막은 그런 부분들이 도드라지고 그래서 웃긴 부분들도 연출이 된다. 크리스티앙이랑 록산이 처음으로 입맞추는 부분이라든가 삐리빠라 같은 부분들 말이다. 이런 부분들은 마음에 들었음. 근데 2막은 진짜 암전인 거 같다. 원작을 안 읽어서 그런건지 어쩐건지 모르겠지만 록산이 전쟁터 오는 부분도 너무 작위적이라서 싫고 오그라들고 보기 힘들었음. 그런데다 애초에 록산이 전쟁터로 오는 게 시라노가 매일 보냈던 편지들 때문이었는데 그걸 크리스티앙이 깨닫고 절망하는 게 보는 사람 입장에서도 너무나 절망스럽고 배신감 들 것 같다. 그냥 절망스러운 정도가 아니라 모든 게 다 허무하고 또 기분 자체가 더러울 거 같음. 스페인군 군화바닥으로 얼굴을 짓밟혀도 이보단 깨끗한 기분일 거 같다. 시라노가 록산을 사랑했고 록산은 자기가 아니라 그 편지를 쓰는 영혼을 사랑하고 그러면서 모든 걸 다 알았는데 시라노는 록산한테 다 말했다고 그럼에도 너(크리스티앙)을 사랑하는 거라고 거짓말하는 걸 듣고 있을 크리스티앙을 생각하면 진짜.. 시라노가 아무리 선의로 그런 일을 했다고 해도.. 크리스티앙 삶을 망가뜨린 건 시라노라고요. 물론 록산 삶도 망가짐.
5-1. 이래놓고 마지막에 록산이 시라노 인품 찬양하는 노래를 한다. 가사가 말도 안 되게 구린 건 그렇다 쳐도 록산한테 그거 아니야;; 라고 말하고 싶음.
6. 마지막 진짜 괴랄하다.
6-1. 시라노가 전쟁 나갔을 때 아주 많아봐야 30대 초반이었을텐데 15년 지났다고 왜 할아버지가 됐을까.
6-2. 자기 죽는다고 모든 진실을 털어놓으려 하는 시라노. 그렇게 다 말할 거면 그냥 15년 전에 말하고 잘 살면 안 됐냐. 끝까지 묻어두든지. 왜 그걸 그 마지막에 말하고 록산한테 사랑한다는 얘길 듣고 죽어?
6-3. 마지막 독백 부분은 대체 뭘 하려는건지 모르겠음. 이해가 안 감.
7. 시라노 배우의 노래도 연기도 다 만족스럽지 못했다. 노래도 그렇고 연기도 그렇고 좀 더 일관성 있게 했으면 좋았을 거 같음. 어떤 인물인지 잘 감이 안 온다. 사랑을 하기에도 신념을 지키기에도 다 모자라 보였음. 그리고 시라노라는 인물 자체가 군인이면서도 시인으로서의 감성과 끼, 재능이 넘치는 인물인 거 같은데, 배우가 이런 끼를 정말 발휘해서 작품을 비극과 희극을 교차하며 즐겁고 깊이 있게 끌고 갔는지 잘 모르겠음. 그리고 마지막 독백 장면은 진짜로.. 뭔지 모르겠음.
7-1. 크리스티앙 연기는 좋았다. 근데 노래를 가요처럼 불러서 신기했음.
7-2. 록산은 잘했다. 근데 록산 캐릭터 자체가 별로임.
7-3. 앙상블은 잘했던 거 같음. 다른 역할있는 배우들도 좋았다. 연기 맛깔나게 함.
7-4. 전체적으로 음향이 구린건지 아님 넘버 가사들이 너무 서사적이라 그런건지 머리 속으로 잘 안 들어온다. 놓친 부분들이 반 이상일 거 같음. 그 서사들을 세세하게 보면 시라노가 더 잘 보였을 수도 있으려나 싶긴 한데.
8. 무대.. 그나마 초연보단 채워진 거 아닌가? 나는 그렇다고 느꼈다. 그냥 초연보다 무대가 더 작아진걸수도 있고.
8-1. 그리고 시라노 시인이라면서 대사 수준 진짜.
8-2. 섬세하지 못하고 세련되지 못한 감성에 정밀하게 계산되지 않은 연출의 총체적 어설픔이었다.
9. 무대인사가 있었다. 다들 애정을 가지고 열심히 즐겁게 하셨던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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