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프랑스에서 교환학생을 마치고 한국으로 들어오기 전에 약 일주일 정도 영국에 들렸다 왔다. 그리고 영국에 간 이유는 사실상 !이것! 때문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 영국에서 이리저리 고생 좀 했지만 나는 !이걸! 봤기 때문에 전혀 괜찮았다. 솔직히 영국에 있는 동안 아무것도 안 하고 이것만 봤어도 나는 즐거웠을거다.
1-1. 일주일 밖에 안 있었으니까.. 살면서 7번 이상은 보고 싶을! 봐야할!! 뮤지컬이었다.
바로 오페라의 유령!!!!!
2. 솔직히 영국 여행이 진짜 숙소가 값이 만만치가 않아서 뮤지컬 티켓까지 미리 구매할 여건은 안됐었다. 나는 프랑스에서 편도로 가는 유로스타만 끊었어서 가는 교통비는 사실상 그렇게 비싸진 않긴 했지만 그래도 미리 인터넷으로 구입하면 대략 100파운드가 훌쩍 넘는 금액이기 때문에 아무리 좋은 자리가 있다하더라도 선뜻 구매하긴 힘들었다.
2-1. 그래서 나는 TKTS 부스를 이용했다. 이 부스는 레스터 스퀘어 Leicester Square 에 있다. 정확한 정보들은 사실 기억은 오래전이라 잘 기억은 안 나는데, 나는 공연 보는 당일날 10시 되기 조금 전에 도착했던 것 같다. 이때가 막 그렇게 여행 성수기는 아니었어서 그랬는지 어쨌는진 모르겠지만 일단 나는 거의 줄을 안 섰고 빠르게 표를 샀다.
2-2. 자리는 그렇게 좋은 자리는 아니었던 게, (스포주의?)
샹들리에가 떨어지는 장면이 있는데, 문제는 이 자리는 샹들리에가 붙어있는 천장이 안 보이는 자리였다는 거. 무대는 딱히 잘리는 자리는 아니었지만 천장 및 샹들리에는 아예 안 보이는 자리였다;-; 나중에 떨어질 때는 보임. 그래도 1층이긴 했는데.
2-3. 가격은 43파운드였다. 카드계산 된다.
3. 극장은 여왕폐하의 극장, Her Majesty’s Theatre. 피카딜리 서커스 Piccadilly Circus 근처에 있다. 극장이 막 그렇게 크거나 하진 않았다.
4. 내가 본 공연은 180228 이었다. 한국에서 팬텀이라는 극은 초연재연을 다 봤었는데 정작 오페라의 유령은 한 번도 본 적이 없었고 정말 처음이었다. 그래도 영화로 나온 것도 봤고 실연 디비디도 본 적은 있어서 그렇게까지 엄청나게 어마어마한 기대를 한 건 아니었는데,, 일단 생각보다 내가 더 더 더 정말 더 더 더!!!!! 영어를 못해서 정말 한 마디를 제대로 알아들은 게 없었다. 그런데 정말 웃기게도 나중에 팬텀이 노래하는데 울었다..
4-1. 들리는 바는 없는데도 그렇게 아름답고 그렇게 예쁘고 그렇게 슬프고 그렇게까지 안타깝고 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 좋았다.
4-2. 크리스틴 다에와 라울의 사랑이 한 묶음으로 보이고 팬텀의 사랑 자체가 커다란 배경을 이루고 그러면서 그 사이에서 제 역할을 해내는 크리스틴 다에라는 인물이 보인다.
4-3. 팬텀이 자신의 사랑을 노래하며 극 중으로 강하게 들어올 때 크리스틴 다에라는 인물과 만나면서 팬텀이라는 인간이 보인다. 극을 통틀어, 특히나 전반부에서 팬텀이 가진 존재감, 그의 광기어린 집착은 극 자체에 스릴감을 부여한다. 하지만 극 후반에서는 무대 위에 크리스틴에 대한 사랑은 지키되 그녀는 포기하는 혹은 삶에 대한 회한에 가득찬 모습을 보여줌을 통해 팬텀이라는 인간을 드러내는 것 같다. 근데 그게 너무 인간적으로 단순히 얼굴의 상처에 의한 고통 뿐만 아니라 온 삶에서 받은 상처에 의한 아픔이라는 게 절절히 드러나서 마음이 아프고 슬프고 그럼에도 예쁘고 아름다웠다.
4-4. 팬텀의 사랑은 진짜라구요.
5. 그렇게 사랑하는데 단 한 순간을 가질 수 없다는 걸, 그걸 알면서도 너무나 사랑해서 모든 걸 다 해주고 싶은 것. 욕심은 있지만, 스스로에게 욕심이 있어서 스스로만 더 괴로운 것. 어차피 그 모든 것, 그러나 자기 자신은 줄 수 없다는 걸 너무나 잘 알고 있는데. 옆에 있는 모든 순간이 고통이지만 그래도 단 한 순간이라도 더 옆에 있고 싶은 것.
6. 진짜 너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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