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MPHOMANIAC (2013)
두 내용이 완전히 한 영화처럼 연결되는거라 한 번에 쭉 끝까지 다 봤다. 다 보고 난 후에는 할 말이 별로 없는데.. 그냥 멘탈 바사삭..!
주인공 조의 삶이 불행하긴 한데 막 공감가는 불행은 아니라서 그런지 솔직히 한 발자국 떨어져서 바라볼 수 있어서 유희적으로 보려면 볼수도 있었던 거 같다. 그리고 여성 섹스중독자에 대한 삶의 고뇌와 고통, 그로 인한 연민 같은 걸 그리려고 했던 영화도 솔직히 아닌 거 같음. 불행하긴 한데 그 불행을 그렇게 처절하게 그려내지도 않고 의도적으로 그 상처를 승화하거나 정화하려는 노력도 딱히 없다. 나중에는 조가 마치 자신의 삶을 속죄하는 듯하고 본인도 본인 삶에 대해 죄의식을 가지고 있긴 하지만,, 그렇다고 주인공에 대해 연민이 생기지도 않았다. 근데 불쌍하고 불행하긴 해서, 특히 마지막 장면에선 탄식을 금치 못하겠긴하다.
사랑했던 사람을, 사실 사랑했던 사람을 죽이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느꼈다기 보단 여러가지 죄의식에 살인에 대한 죄의식까진 더해지지 않아 다행이라 여기는 것 같았는데 그 마저도 첫 친구에 의해 무너져 내리는 걸 보면 이 여자의 삶은 불행 그 자체이긴 했던 듯.
셀리그먼이란 캐릭터도 굉장히.. 처음에는 그렇게까지 쎄한 느낌은 아니었는데 이상하게 마지막에 조가 삶에 대항하겠다고 하니까 일그러지는 표정이 진짜 소름이었다. 아마 대화를 다 듣고 나서는 한 번 할 요량이었을까. 자기가 응당 가져야 할 기회가 없어졌다고 생각한 거 같음. 그래서 억울하다고 생각한 거 같다. 엄청 나쁜 인간은 아니고 그냥 평범한, 좀 찌질한 인간이었던 거 같은데. 조의 얘기를 듣고 그 여자의 불행에 대해 자기 위로를 받는 그런 인간이었던 거 같고 그래서 자기도 그 여자를 범해볼 수 있으리라 단순하게 생각했던 거 같다.
가장 매력적인 캐릭터. 앞뒤가 전혀 없어서 어떤 캐릭턴지는 감이 안 오는데 새디스트이자 도미넌트로 마조히스트이자 서브미시브들에게 봉사하는 캐릭터. 섹스는 절대 안 한다. 때려주기(?)만 함. 감정 표현도 거의 없고 되게 사무적이다. 근데 그게 굉장히 매력적인데, 그러면서 슬금슬금 웃을 때 드러나는 미소가 사람을 미치게 한다.
조는 크리스마스에 가족을 버리고 케이에게 간다. 그리고 여기서 였나? 케이에게 돌진해서 키스한다. 케이에 대해서 아는 바가 전혀 없어도 그 감정이나 욕정이 이해가 될 정도로 케이의 절제미가 야했다.
여러 캐릭터들이 많이 나온다. 조가 결혼도 하는데, 처음관계했던 남자였던 제롬이랑. 솔직히 제롬과의 관계에서 제롬이 불쌍하기도 해서 가장 마지막에 제롬이 조를 폭행할 때는 조가 불쌍하다는 생각을 하긴 힘든 듯.
P와의 관계도 매력적이고 아빠와의 관계도.. 뭐.
여튼, 여러모로 각 인물의 감정을 따라가려면 감독이 보여주지 않은 부분까지 무궁무진하게 따라갈 수 있을, 그런 영화다. 근데 솔직히 굳이 그렇게까지 하라고 이렇게 만든 건 아닌 거 같고 장면 장면의 감정과 자극을 충실하게 즐기고 감상하기에도 볼거리는 꽤 많은 작품이었던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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