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독서

읽는 중 |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이데 2018. 4. 7.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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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Hitchhiker’s Guide to the Galaxy

Douglas Noel Adams

[합본]


1.

「보고인의 시는 물론 이 우주에서 세 번째로 최악이다. 두 번째 최악의 시는 크리아 행성의 아즈고스인들의 시다. 그들의 위대한 시인인 허풍쟁이 그룬토스의 <어느 여름날 아침 내 겨드랑이에서 발겨한 작은 녹색 때 조각에 바치는 송시>의 낭송회가 열리던 중 청중 네 명이 내출혈로 사망했으며, 중부 은하계 예술 매수 위원회의 총재는 자신의 한쪽 다리를 물어뜯음으로써 겨우 목숨을 부지할 수 있었다. 그룬토스는 자신의 시에 대한 반응에 '실망했다'고 전해진다. 뒤이어 그가 '목욕할 때 내가 가장 좋아하는 꼴딱꼴딱 소리'라는 제목의 열두 권짜리 대서사시 낭송에 착수하려 하자, 그 자신의 대장()이 생명과 문명을 구하려는 필사적인 시도에서 그의 목구멍을 들이치고 올라와 그의 두뇌를 질식시켰다.」


아서가 본격적으로 우주 여행을 시작하는 시기. 집에서 쫓겨난 시점에 지구도 소멸되어서 어쩔 수 없이 우주로 나서야 했다. 그리고 사실 인간들은 거대한 컴퓨터의 일부였을 뿐. 우리의 뇌 속에는 삶에 의미에 대한 해답이 담겨있다. 


2. 

 "놓치지 말고 잘 보셔야 할 재미있는 광경은……." 맥스가 그들에게 말하고 있었다. "하늘 좌측 상단 사분면에 있습니다. 자세히 보시면 하스트로밀 성단이 지글지글 끓어 사라지면서 자외선으로 변하는 것을 보실 수 있을 것ㅂ니다. 하스트로밀에서 오신 분 계신가요?" 

 뒤쪽 어딘가에서 약간 머뭇거리며 한두 차례 손뼉 치는 소리가 들렸다. 

 "그래요, 이젠 혹시 가스를 켜두고 오지 않았나 걱정하기엔 너무 늦은 겁니다." 맥스가 그들을 향해 쾌활하게 미소 지으며 말했다.」


「 4. 인구: 없음

 여기에는 무한한 수의 세계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그만큼의 세계가 들어갈 만한 무한한 공간이 있으니까. 하지만 그 모든 세계에 다 사람이 살고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니 사람이 살고 있는 세계의 숫자는 한정되어 있는 게 틀림없다. 한정된 숫자를 무한으로 나누면 거의 영과 다를 바 없는 숫자가 나온다. 그러므로 우주 안에 있는 모든 행성의 평균 인구는 영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에 따르면, 전 우주의 인구 역시 영이라는 결론이 도출된다. 따라서 당신이 때때로 마주치는 사람들은 혼란에 빠진 상상력의 산물에 불과하다.」


 "어쩌면…… 아주 심각하게 우울한 사람인지도 몰라요." 마빈이 끼어들었다. 

 그들은 모르고 있었지만, 사실 이 실내 장식은 우주선 소유주의 슬프고 유감스러우면서도 세금 공제가 되는 상태를 기념하기 위해 선택된 것이었다. 

 우주선이 특히 심하게 덜컹거렸다. 

 "제발, 난 우주 멀미가 날 것 같아." 아서가 호소했다. 

 "시간 멀미겠지. 우린 시간을 거슬러 내리꽂히고 있다고." 포드가 말했다.

 "고마워. 이젠 정말 토할 것 같아." 아서가 말했다.

 "그렇게 해. 여기 색깔을 좀 더할 수 있을 테니까." 자포드가 말했다. 

 "이런 게 저녁 식사 후의 정담이라는 거야?" 아서가 쏘아붙였다. 

 자포드는 조종법을 알아내는 일을 포드에게 넘겨버리고는, 비틀거리며 아서에게 다가왔다. 

 "이봐 지구인, 너한테는 할 일이 있어. 안 그래? 궁극적인 해답에 대한 질문, 알지?" 그가 화난 목소리로 말했다.

 "뭐, 그거? 모두 그런 건 다 잊어버린 줄 알았는데." 아서가 말했다.」


「자니우프는 분노로 몸을 떨었다. 

 "당신은 당신이 알고 있는 사실들에 대해 대단히 확신하는군요." 그 사람이 마침내 입을 열었다. "난 우주를---그런게 정말 있다면 말입니다--- 그렇게 당연히 받아들이는 사람의 생각을 믿을 수가 없어요."

 자니우프는 여전히 몸을 떨면서 침묵을 지키고 있었다. 

 "난 나의 우주에 대해서만 결정을 내리죠." 그 사람이 조용히 말을 이었다. "내 우주는 나의 눈이고 귀예요. 그 외의 것들은 소문에 불과하죠."

 "그럼 당신은 아무것도 믿지 않는단 말입니까?"

 그 사람은 어깨를 으쓱하더니 고양이를 안아 올렸다. 

 "당신이 말하는 걸 이해 못하겠군요." 그가 말했다. 

 "당신이 이 오두막에서 결정하는 일들이 수백만 사람들의 생명과 운명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이해 못한단 말이에요? 이건 정말 어마어마하게 잘못된 일이라고요!" 

 "모르겠군요. 당신이 말하는 그 모든 사람들을 만나본 일도 없는걸룡. 그리고 내 생각에 당신도 안 만나봤을 거예요. 그 사람들은 우리가 듣는 말 속에서만 존재하죠. 다른 사람들에게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당신이 안다고 말한다면 그건 잘못이에요. 그 사람들만이 알죠................................."」


「"주치의가 나는 '공공 의무' 호르몬 분비선이 기형이고 윤리 섬유가 선천적으로 부족하다고 했다고." 그는 혼자 웅얼거렸다. "그래서나는 우주를 구하는 의무에서 면제된단 말이야."」 


우주 끝에 있는 식당이 공간적인 것이 아니라 시간적인 것이라 거기서 펼쳐지는 여러가지 상황들이 매우 재미있고 신박했다. 신이라는 작자, 어쩌면 우주의 통치자가 가진 무책임함도 재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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