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 우리는 차별에 찬성합니다

 

 

우리는 차별에 찬성합니다

괴물이 된 이십대의 자화상『우리는 차별에 찬성합니다』. 이 책은 젊은 사회학자인 저자 오찬호가 대학교에서 강사 활동을 하며 만나온 이십대들의 변해버린 진짜 얼굴을 발견하고 있다. 무한경쟁 시대 희생양이 되어 진 이십대들의 쓰라린 피해자의 모습과 사회구조로 인한 불이익의 대한 책임을 인정하면서 자신들의 경쟁 패자들은 아무런 죄책감 없이 차별하고 멸시하는 모습의 현재 이십대를 설명하며 이 사회의 무엇이 그들을 이렇게 내몰았는지 탐구 하고 있다. 저자는 오늘날 이십대들은 자신의 현재 위치에 대한 방어와 타인에 대한 공격성을 가진 가해자이자 사회의 피해자의 두 모습을 갖추고 있음을 보여준다. 비정규직이 정규직이 되길 원하는 것에 대한 박탈감과 분노, 지방대와 상위권대 학생들간의 학교 서열과 학교 등급, 학과 등급을 나누고 정시생과 수시생, 특별전형을 구분 짓는 등 단계의 차이를 과장하고 벽을 쌓는 ‘학력위계주의’가 이십대들을 지배한다. 이러한 이십대들을 위로하기 보단 이십대들의 현재를 냉철히 관찰하고 그 원인을 짚어 문제를 해결해야 함을 제안한다.

저자

오찬호

출판

개마고원

출판일

2013.12.05

 

책이 얇고 문장이 쉬워서 읽기 쉬운 책이었고 그래서 취준생이나 20대들이 한 번 읽어보면 좋을 책이었다. 

 

이 책에서는 20대 혹은 취준생들이 처한 현실적인 문제가 있는데 이들은 정작 그 이면에 자리한 깊은 사회 구조적 문제에 대해서 고민하기 보다는 그로 인해 이들이 겪는 부당함과 불편함을 개인의 문제로 치부하고 오히려 자기 계발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점을 꼬집는다. 하지만 구조적인 문제는 개인이 노력하면 노력할수록 고착화되며 더 많은 인간들이 제도에 갈려나갈 뿐이다. 

 

개인적으로는 자기계발 서적을 되게 싫어하는 사람으로서(내가 싫어했던 이유는 작가처럼 사회과학적인 측면에서 접근해서 싫어했다기 보다는 굳이 다른 사람의 삶의 방식을 따르고 싶은 마음이 없는 사람이라서 그랬던 거지만) 이십대나 취준생이 얼마나 자기계발 서적을 열심히 읽었었는지 모르겠고(솔직히 우리나라 독서율 생각하면...) 또 얼마나 그것에 영감을 받았는지 모르겠긴 했다. 그리고 스펙 쌓기에 대해서도 나는 별 관심이 없었던 사람이라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 부분에 목매고 있었는지 잘 몰랐었고 지금도 솔직히 잘 모르겠기는 한데 어쨌든 그랬다니, 그래서 지금 내가 취업이 안되고 있구나 하는 깨달음도 잠깐 얻었다. 

 

책에 보면 어떤 나라는 5만큼의 노력을 하고도 괜찮게 사는데 왜 우리나라는 10만큼의 노력을 해도 그렇게 살지 못하냐는 말이 나온다. 그리고 확실히 우리 사회는 이런 식의 말을 하면 루저 취급을 받고 모지리 취급을 받으며 도둑놈 심보인 것처럼 생각한다. 그러면서 동시에  타고난 부와 권력을 가지고 태어나는 사람들이 1의 노력으로도 100만큼을 누리면서 사는 것에 대해서는 비판하지 않는다. 이미 동등한 인간이 아니라는 의식이 내재되어 있다고 봐야할까. 

 

그래서 요즘 한국에서 살기가 싫다. 불평등이 어쩔 수 없이 현실에 존재하더라도 평등을 추구하며 살아가는 사고 방식을 가져야 하는데 사람들의 인식 자체가 스스로의 가치를 절하하는데에 거리낌이 없다. 나는 그렇게 살고 싶지 않다. 내가 아무것도 안 하더라도 내 인권과 내 가치가 온전한 나라에서 살고 싶다. 한국에서 태어난 것만으로 내 인간으로의 가치가 이렇게 다른 나라에 비해 평가절하된다는 상황에서 벗어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