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 배드 타임즈: 엘 로얄에서 생긴 일
Bad Times at the El Royale (2018)
<스포있음!>
디즈니 플러스에서 배드 타임즈: 엘 로얄에서 생긴 일 이라는 영화를 봤다.
장르는 스릴러.
루이스 풀먼 배우가 나와서 본 건데 생각보다 유명한 사람들이 꽤 나온다. 탑건 매버릭에서 같이 나왔던 존 햄도 나오고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 여주인공이었던 다코타 존슨도 나오고 후반부에는 토르로 유명한 크리스 햄스워스도 나옴.
이 배우가 바로 루이스 풀먼. 영화에서는 엘로얄 호텔의 유일한(?) 직원, 마일스로 나온다.
이야기는 우연히 서로 모르는 7명의 사람들이 두 개의 지역에 걸쳐서 지어진 엘 로얄이라는 특이한 호텔에 모이게 되고 그들이 가진 각자의 비밀이 파헤쳐지면서 진행된다.
호텔에 등장한 신부님을 보고 안색이 안 좋아진 마일스.
처음엔 이걸 보고 마일스가 나쁜 놈인가 싶었다. 얘가 뭔가 나쁜 짓을 하려고 하는데 신부님이 와서 곤란한 그런 상황인건가 하는 예상이었음. 근데 그게 맞긴 맞는데 예상한 방향이랑은 좀 달랐음.
알고보니 이 호텔은 객실에 있는 큰 거울을 통해서 비밀통로 쪽에서 안을 들여다 볼 수 있는 그런 구조로 되어 있었던 것. 당연히 객실에서는 이 사실을 알 수 없다. 그리고 마일스는 이 통로를 통해서 호텔 경영자들의 명령에 따라 유명 인사라든가 등등 필요한 경우에 그 상황을 도청하고 촬영하고 해왔던 것.
이 사실을 처음 알아낸 언더커버 경찰. 처음에 이 캐릭터는 엄청 껄렁껄렁거리는 청소기 판매원으로 나온다. 근데 알고 보니 호텔 자체를 조사하러 나온 경찰이었음. 마지막까지 살아남았으면 좋았을텐데 중간에 엄청 허무하게 마무리되서 안타까웠던 캐릭터다. 아마 이 사람만 끝까지 살아남았어도 나머지 중 아무도 안 죽어도 됐을 정도로 괜찮은 인물이었는데.
멋있는 경찰이었음.
이 사실을 신부에게 알린 마일스. 마일스는 신부를 본 순간부터 마지막까지 자신의 여러가지 죄에 대해서 회개하고 싶어한다. 근데 저 신부가 사실 진짜 신부가 아니었음.
사실 이 신부로 분장한 사람은 십년전에 동생과 함께 모르는 사람 1명까지 추가로 해서 3인조로 무장강도를 했던 사람임. 그리고 본인은 붙잡혀서 감옥에 가고 동생은 이 엘로얄 호텔에 훔쳤던 돈을 숨겨뒀는데 그 모르는 사람이 동생은 죽여버렸다.
10년이 지나고 감옥에서 출소한 후에 그 돈을 다시 찾으러 이 호텔에 돌아온 것이었음.
근데 10년만에 온 거라 그 돈이 숨겨진 방 넘버를 헷갈리게 되고 이 가수가 머무는 방이 돈이 숨겨진 장소였다는 사실을 알게 됨. 그래서 이 여성이랑 티격태격하다가 결국 진실을 알려주고 돈을 나누기로 한다.
그리고 이 사람(에밀리)은 한 어린 여성을 납치해서 방에 묶어 둠. 경찰은 그걸 보고 어린 여성을 구하려고 했다가 결국 이 사람 총에 맞아 그대로 즉사한다. 그렇다고 이 사람이 나쁜 건 아니고 이 사람도 사연이 있었음.
그 사연은 바로 이 남자랑 관련됨. 그 어린 여성은 에밀리의 여동생이었고 이 남자가 사이비 종교 교주라 그 여동생을 데리고 있어서 탈출시켜온 거였음. 그래서 이 교주가 결국 호텔에서 나타나 다른 사람들을 다 포박하고 붙잡아둔다.
교주는 사람들을 묶어두고 이런 게임 같은 걸 한답시고 블랙과 레드 중 선택하게 한 후에 에밀리를 죽인다.
그리고 마지막에 반전으로 마일스가 사실 참전 군인이었고 스나이퍼 출신이었어서 총을 매우 잘 쏘는 사람이었음. 그래서 사이비 교주랑 교주랑 같이 온 사람들을 그대로 다 총살함.
이때 계속 연약하고 겁에 질린 모습의 마일스였다가 스나이퍼 모습으로 확 바뀌는데 목소리 톤 마저 확 가라앉고 안정적으로 나와서 감탄했다. 태도도 그 전에는 계속 어깨도 동그랗게 말고 꾸깃꾸깃하게 있다가 총 잡으면서는 빠르고 군더더기 없이 정확하게 움직여서 진짜 스나이퍼 느낌의 군인 같았음.
그렇게 신부(인척하는 강도)와 가수를 구하지만 완전히 세뇌된 에밀리의 여동생이 자신의 교주의 죽음을 괴로워하다가 마일스를 칼로 찔러 죽인다. 그래서 그 여동생은 신부가 총을 쏴서 죽이고 마일스는 죽어가며 신부(인척하는 거지만) 앞에서 회개하고 죽음을 맞이한다.
사실 그 경찰만 에밀리 손에 안 죽었어도, 그 경찰이랑 에밀리가 대화만 나눴어도 사이비들하고 마일스만 감옥가고(..) 또 다른 호텔 경영자들도 조사받고 재판받고 그러면서 다들 잘 살도록 마무리 되었을 이야기인데 한번 꼬이기 시작하니까 사람들도 너무 많이 죽고 불필요한 진실들도 떠오르고 그랬다. 물론 마지막에 신부랑 가수가 돈만 가지고 나오면서 나머지는 다 묻어버리긴 했지만.
엘로얄 호텔이 두 지역에 걸쳐져 있다는 점, 각 인물들의 현재와 과거의 비밀이 교차된다는 점, 블랙과 레드 중에 선택하게 한다는 점, 호텔 내부의 화려한 모습과 비밀 통로의 무채색 어둠의 대치 등등 신경써 연출한 부분들이 눈에 보이고 이를 통해서 보여주고자 의도한 바들이 더 섬세하게 포진되어 있을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옳고 그름 / 삶과 죽음 이런 걸 보여주려고 했던 건가 싶기도 하고. 양가적인 모습을 다 불태워서 묻어버릴 건 묻어버리고 승화시킬 건 승화시키고 선하게 산 사람만 살아남는 이야기인가 싶기도 하고(신부인 척 하는 사람은 뇌에 이상이 생겨서 어차피 죽을 예정).
그리고 전체적으로 미술 쪽에 신경을 꽤 써서 감각적으로 작품을 그려내려고 했던 거 같음. 소품도 되게 예쁘고 색감도 비비드하면서도 미국 캘리포니아 같은 느낌이 든다. 장면 연출도 엄청 신경쓴 게 티나는 작품이었음.
여러모로 감각을 자극하는 그런 영화였던 거 같다. 크리스 햄스워스의 이상한 춤도.
보는 재미가 있는 그런 영화였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