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 맨 오브 마스크
Au revoir là-haut (2017)
호평이 많은 영화여서 봤다. 보고 나서는 왜 그렇게 상을 많이 받았는지 이해가 되던, 그런 영화였다.
다음 영화 소개를 보면 2018 세자르 영화제에서 감독상, 각색상, 촬영상, 의상상, 미술상을 받았다고 하는데 원작은 안 봐서 각색은 어떻게 된 건지 잘 모르겠고 미술상은 진짜 백만퍼센트 이해가 간다. 특히 여기서 예술가 에두아르가 나오는데 이 인물과 소품, 배경 그 모든 것들이 합쳐져서 정말 ‘예술’이다.
120bpm 에서 션 역할을 했던 나우엘 페레즈 비스카야트가 에두아르 역할을 했다.
에두아르는 엄청 잘사는 집 아들으로 어릴 때부터 미술에 소질이 있는 예술가였다. 하지만 아버지가 이를 인정해주지 않아 아버지와는 사이가 좋지 않았다. 그러다 전쟁에 나가게 되고 얼굴을 다치게 된다. 전쟁 중에 만난 친구 알베르의 도움으로 전사자로 처리되고 본인은 알베르와 함께 파리로 돌아온다. 얼굴을 수술하려고 병원도 갔지만(알베르가 보낸 걸 듯. 본인은 별로 수술할 생각도 없었던 거 같다) 그냥 가면을 쓰기로 한다. 이때 가면을 본인이 만들어서 쓰고 공연처럼 친구들(에두와르가 다친 부분이 하관이라 말을 잘 못함. 근데 이 말을 찰떡같이 이해해주는 어린 소녀가 있다. 소녀랑 알베르랑 같이 다님)한테 보여주는 장면이 있다. 이 장면이 개인적으론 압도적이었다. 배우가 연기를 하는 게 아니라 예술을 하는 것처럼 보이는 장면은 처음이었던 듯. 저 사람이 배우인지 예술간지. 아니면 예술가를 정말 저렇게 완벽하게 연기해낸건지. 그냥 보는 순간 저건 정말 예술이다! 싶을 만큼 대단했다. 무언가를 언어라는 소재없이 저렇게까지 표현해낼 수 있다는 게 대단하고 그걸 이렇게 포착해서 보여준 영화 자체도 좋았고.
여러 인물이 나오는데 곁가지는 좀 쳐내고 이야기 하자면 마지막에 결국 아버지와 화해를 한다. 그리고 에두아르가 선택한 길은.. 그것을 자살이라 해야할지 해방이라 해야할지 모르겠다. 아버지에게 보인 태도는 슬픔이었을까 위로였을까. 사실 처음엔 대체 왜?! 이런 생각이 들기도 했는데, 생각해보면 에두아르는 이미 모르핀 없이는 살기 힘들만큼 고통에 가득 차 있었다. 그리고 전쟁에 나가서 입은 물리적 상처 뿐만 아니라 또 자국민을 지키기 위한 전쟁이 아니었던 만큼 그 전쟁을 일으킨 국가의 죄에 대해서도 묻고 싶어했던 거 같음.
아버지와 만나는 이 장면도 정말 아름다웠음. 말은 Merci 한 마디 였나 했던 거 같은데. 저 눈빛. 가면 위로 흐르는 눈물은 생각할수록 직관적이면서도 감동적이다.
원작을 읽어보면 더 생각할 부분은 많을 것 같아 이 부분에 대한 생각 정리는 좀 더 뒤로 미뤄둬도 괜찮을 거 같기도 하고.
이 이외에 알베르라든가 폴린 관계도 좋았고 나중에 조사 받았을 때 조사했던 사람과 알베르의 관계도 좋았다. 마들렌과 앙리의 관계도 좋았음.
또 의상들도 다 정말 예뻤다. 하녀로 나오는 폴린 의상도 예뻤을 정도. 아버지 집도 정말 웅장하고 화려해서 베르사유 궁전같았고.
영화에서 영화를 꾸미기 위한 기교로 난해한 부분은 없었던 거 같고 보다 삶에 대해 이야기하면서도 예술적이었다. 작품성과 아름다움을 다 취했던 영화였던 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