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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어벤져스 : 엔드게임

이데 2019. 5. 2.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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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ㅇㅇ


​나도 아맥으로 보고 싶은데.. 거긴 정말 자리도 없고 또 멀기도 해서.. 그냥 엠엑스로 봤다.

일단 양가감정 오진다. 사실 나는 마블의 열렬한 팬도 아니고 그렇다고 딱히 특정 캐릭터를 너무 좋아하거나 사랑하는 것도 아닌데.. 그래서 엔딩이라서 슬프거나 딱히 감회가 새롭거나 하지도 않는데 그럼에도 이런저런 복합적인 감정이 들었다.


이야기는 전체적으론.. 재미없다곤 못하겠다. 솔직히 나는 재밌었다. 근데 재미랑 별개로 잘만들었냐고 묻는다면 대답이 좀 애매해질 것 같다.


일단 뭔가 아이언맨으로 시작했으니 아이언맨으로 끝내겠다 이런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아이언맨이 그 선택을 할 수 밖에 없도록 여러가지 상황을 줬고, 예를 들면 닥터 스트레인지의 눈빛 및 대사, 손동작 같은 걸로, 그리고 이성적으로 생각해도 그 순간에 그렇게 할 수 있었던 건 토니 밖에 없었다고 생각이 들어서 납득은 간다. 그리고 한편으론 인간이 혹은 인간이 가진 과학이 승리를 이끌어낸 것이기 때문에 그런 점에선 또 상당히 의의가 있었다는 생각도 들었다.

근데 그래도 이건 아니지. 어떻게 토니한테 페퍼한테 이럴 수가 있어?? 이제 더 이상 마블 세계관에 그가 없을거라고 생각하니까 이게 너무 뭔가 견디기 힘들다. 그리고 솔직히 어차피 토니가 만들 수 있다면 캡틴이 그걸 사용했어도 됐을텐데 싶다. 왜 토니한테 이런 결말을 줬는지 납득하기 힘들다. 잃을 게 제일 많은 사람 중 한명인데. 즐거운 영웅 서사 이야기를 어떻게 이렇게 무겁고 진지한 영웅서사로 만들어버렸는지 모를 일. 그냥 ‘마블사’ 10년 완성본의 느낌은 나는데 이들이 가꿔온 이야기로서의 잘 만든 완성본인진 잘 모르겠다.


여기서 아쉬워하는 부분이 또 캡틴 아메리카랑 연결된다. 사실 캡아가 끝까지 책임지고 마무리하면 얼마나 좋았나? 솔직히 캡틴이면 정말 캡틴답게 그 상황을 좀 지휘하고 마지막에 어떻게 할지에 대한 플랜이 있었어야 했다. 물론 타노스가 갑자기 나타나서 그랬다는 걸 알지만 그래도 토니는 미리 다 준비해놓았기 때문에 그걸 그 순간에 할 수 있었던 거고. 아무튼 마지막으로 갈수록 캡틴 아메리카의 리더십이 많이 구멍난 것 같아서 아쉬움이 남는다.

중간에 ‘헤일 하이드라’ 하면서 테서렉스를 꺼내오는 장면도 있었다. 사실 나는 이 부분은 좋았다. 캡틴도 늙으면서 요령이 생기는 구나 싶기도 하고. 근데 마지막에 타노스를 상대하면서도 안일했던 건.. 그래서 토니가 대신하게 했던 건 아쉬움이 남는다. 이 마지막 순간 이전에도 핑거스냅을 할 일이 있었는데 그 순간을 경험하면서 자기가 핑거스냅을 해야 할 일이 올 수 도 있겠다는 걸 직감적으로 알고 있었을 법하고 대비할 수 있었을텐데.

그리고 제일 당황스러운 건 캡틴의 마지막 선택. 마지막에 모든 스톤을 원래 자리에 돌려놓고 그리고 과거에서 돌아오지 않은 채 페기와 함께 사는 거 같다? 페기랑 사는 지는 모르겠는데 여튼 페기랑 춤추기로 한 약속은 지킨다. 근데 나는 원래 페기-스티브를 너무나 좋아하긴 하는데 근데 마지막 순간에 좀 소름돋았다. 그래서 그 시절 페기가 사랑한 스티브는 지금 냉동되서 바닷속에 있는데 쟤가 거기 있다는 게. 페기가 그거 알면 너무 소름끼칠 거 같은데? 개무서운 스토리 아님???


토르.. 뚱토르에 머리는 거지같이 하고 나온다고 해서 걱정했는데 그 꼬라지여도 크리스 헴스워스는 잘생겼다. 여전히 잘생긴데다 섹시하고 멋있었다. 근데 그 꼴로 나오면서 계속 개그캐로 소모되는데 그건 좀 짜증났고. 그래도 개그캐여도 워낙 토르가 토르니까 괜찮았는데 제일 짜증나고 화나고 말도 안 나오는 게 뭐냐면 싸움을 제대로 안 함. 그렇게 잘 싸우는 토르가 싸움을 제대로 못하고 또 안 한다.

솔직히 토르가 5년 동안 무술 연마했음ㅇㅇ 이런 상황이었으면 토니 안 죽어도 됐는데ㅠㅠ 이런 거 생각하면 진짜 어떻게든 영웅서사 만들려고 줄거리 게으르게 짠 거 같아서 개짜증나네. 암튼.

그래서 토르가 활약을 제대로 못하는 게 제일 화나고 짜증났고. 거기서 또 화나는 건 캡틴 아메리카가 묠니르를 들고 번개도 내리친다. 근데 그게 한 번이 아니라 마지막 전투 때는 그냥 계속 그걸로 들고 싸움. 토르가 아니고 캡틴이 계속 묘묘 들고 싸운다고요....

아니 그 캡틴 이미 요령쩔고 능구렁이에 사리사욕도 지킬 줄 아는 사람인데 묘묘 어떻게 듬?? 캡틴 정의 이미 간 거 같은데.

토르가 뚱뚱할수도 있고 공황장애 올 수도 있는데 어떻게 이렇게 무능하게 바꿔버릴 수도 있는건지 그건 너무 진짜 화난다. 토르 피카츄 보러 간거였는데.. 인피니티워 때는 기대도 안하고 있다가 봐서 신났는데 여기서는 대체.. 얻은 게 뭐야. 아스가디언즈 인 갤럭시...?

헐크도 어이없다. 헐크랑 박사랑 그냥 합체 시켜놓음. 근데 씨지도 개떡같이 해서 아맥도 아닌데 어색한 거 티나고 엉망진창이었다.

헐크가 사라졌던 절반을 다시 불러오긴 한다. 근데 그거 밀고 싸우는 장면에서 활약한 건 거의 없는 거 같다. 그 부분도 아쉽다. 헐크가 안 싸우는 거.


나타샤 죽어요. 솔직히 나타샤 처음부터 끝까지 마음이 너무 짠하고 특히 소울스톤 장면에서는 너무 슬펐는데.. 근데 진짜 여기도 나타샤한테 정말 이렇게까지 해야하나 싶어서 어이없었다. 왜 이 두 사람을 이렇게 보냈는지 모르겠고. 냇이 무슨 마음으로 거기서 그런 선택을 했는지 알 것 같아서 슬프고 또 나중에 냇을 보내는 캡틴이랑 헐크는 얼마나 미어졌을지 싶어서 슬펐다.

아니 대체 왜... 소울스톤....... 그러고 보면 가모라는 다시 되찾을 거 같아서 나타샤도 완전히 죽은 건 아닐지도 모르겠단 생각은 든다.



전체적으로 캡틴도 잘 싸운 건 아닌 거 같고 특히 토르는 진짜 거의 제대로 싸우는 부분이 없어서 오히려 여캐들 싸움이 훨씬 볼만하고 즐거웠다. 캡틴 마블은 히어로를 떠나서 무슨 혜성같다. 힘 자체도 거의 행성급으로 가지고 있는 거 같음. 큰 우주선 부수고 다니고 웬만하면 진짜 몸으로 육탄전으로 돌격해서 다 부수기 때문에, 그리고 날아다닐 때 빛을 발산하며 다니기 때문에 액션 장면은 다 재미있었던 듯.

완다도 좋았다. 마지막에 여자들끼리 붙여놓은 건 왜 굳이?? 이런 느낌이긴 했는데 그래도 아마 완다가 제일 타노스를 겁먹게 했고 정말 위험하게 했던 거 같음.

그리고 페퍼도 완전 멋있었다. 그 눈빛은 완전한 히어로의 것이었음. 전투에 앞서 망설이지 않고 대치하는 모습도 멋있고 또 생각해보면 난리 나니까 바로 수트 입고 전장으로 온 거라 진짜 멋있다.

아, 여자캐릭터들 사이를 왔다갔다 하면서 도움받는 스파이더맨도 진짜 소중하고 귀엽고 사랑스러웠다.

네뷸라 캐릭터가 좀 애매했다. 왜 그렇게 타노스한테 쩔쩔매는지 이해를 못하겠는 느낌. 원래는 그냥 다 죽어!! 이런 느낌 아니었나.


타노스는 진부한 악당이긴 하지만 그래도 타노스 논리가 어벤져스 논리보단 합리적이었다. 특히 이번엔 더 나아가서 더 타당한 논리를 펼쳤다. 반만 살려뒀는데 너희가 불행해하니 다 죽이고 새로 시작하겠다. 그러면서 자기는 ‘필연적’이란 이야기를 한다.
사실 따지고 보면 타노스한테는 누굴 죽일 권리도 없고 무엇보다 본인이 애초에 이 일을 시작한 게 살아남은 애들이라도 잘 살자 이런 거 였으니까 다 뒤엎고 다 죽이자면 결국 살인자의 논리일 뿐이긴 한데, 저 ‘필연적’이라는 게 그냥 특수한 악당이 아니라 정말 인간의 숙명 같은 역사의 굴레라는 의미인 거 같아서 여기 나온 인물 중엔 그래도 가장 와닿았던 거 같다.
그리고 그렇게 생각해보면 어벤져스는 그에 맞선 정의로운 사람들이 되는 거니까 히어로인 것도 맞고. 악과 선의 구도는 꽤나 잘 짠 거 같이서 마음에 들었다.
다만 완전한 히어로는 토니 밖에 없는 거 같아서. 진짜 타노스에 대항해서 선으로 자기를 희생하고 세상을 구한거니까. 근데 여기서 캡틴이 빗겨나 있다는 게 뭔가 여지껏 캡틴이 추구해온 삶과 너무 달라서 당황스럽고.

근데 사실 아메리카란 이름 달고 있는 백인이 너무 정의로우면 그것도 모순이긴 하니까. 그래서 솔직히 캡틴이 저렇게 된 것이 막 안타깝진 않다. 그냥 토니가 살았으면 좋겠었는데 그게 아니어서, 내가 원한 그림이 아니라 아쉬운거지.

그런 의미에서 닥터 스트레인지는 정의보단 진리나 이성 같아서 좋았다.


재미는 있었어서 한 번 더 보고 싶기도 하고 아맥으로도 보고 싶어서 더 보고 싶긴 한데 잘 모르겠다.

줄거리도 뭔가 구멍이 너무 많다. 양자역학 어쩌구 하는데 결국 타임머신이고. 핌입자 한 개? 한 병?에 한 사람이 한 번만 된다 했던 거 같은데 타노스 군대는....?? 그리고 과거에 무슨 일을 해도 현재는 바뀌지 않는다고 하긴 했지만 네뷸라는 과거의 자신을 죽여버리기도 했는데. 그리고 로키도 테사렉스 들고 사라짐. 또 소울스톤 돌려줬는데 그럼 나타샤는..?


재미는 있는데.. 정말...

그리고 일본 장면도 어이없었음. 한국인이라서 일본이 잘나오든 못나오든 별 관심없는데도 일본을 그 정도로 밖에 묘사를 못하는 게 웃기고. 솔직히 그 일본이랑 닥터 스트레인지에 나온 홍콩이랑 뭐가 그렇게 다른지 모르겠다.
그리고 일본 배우는 내용상 대체 왜 그렇게 처참하고 비참하며 구질구질하게 마지막을 맞이하는지도 모르겠음. 꼭 그랬어야 했나.


+아무리 생각해봐도 캡틴아메리카의 마지막 부분은 좀 크리피한데,, 만약 페기한테 자기가 미래에서 온 스티브라는 걸 알렸어도 페기가 그걸 받아들였을 거 같지 않은데. 미래에서 온 걸 못 받아들였다는 게 아니라 자기 시대의 자기가 사랑했던 캡틴을 찾으려고 하지 굳이 그 시대 캡틴은 묻어두고 미래의 캡틴이랑 만날 거 같지가 않다고. 그리고 만약 어쨋든 미래엔 미래의 일이 벌어지니까 그때를 위해서 캡틴은 냉동된 상태로 두자 하고 내버려둬서 미래에서 간 캡틴은 늙고 그때의 캡틴은 해동되서 세계를 구하게 된다고 한다면.. 미래에 해동된 캡틴은 미래에서 온 캡틴이 페기를 가졌으니까 배신감 느끼면서 빌런 되는 거 아니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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